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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형·누나 때문에 기죽은 둘째 기 살리는 법 비교하지 말고 잘하든 못하든 칭찬해 주세요

금정지원 | 2012-05-11 | 조회수 : 10494

비교 당했다는 열등감에 공부하려는 의욕 떨어져
장점 찾아 자신감을 줘야

중3인 김모양은 몇 달 전 엄마 손에 이끌려 청소년심리상담센터를 찾았다. 김양의 어머니 이씨는 툭 하면 화를 내고 무슨 말을 하든 반항만 하는 딸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상담 결과는 의외였다. 오랜 기간 지속된 이씨의 자매간 비교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학창시절 전교 1등을 섭렵하고 현재는 명문대에 다니는 우등생 언니와 끊임없이 비교 당했던 기억이 김양에게는 큰 상처로 자리잡았던 것. 김양은 "언니는 안 그런데, 너는 왜 그러니"라는 말에 강한 부정을 보였다.


형제간 비교, 교우관계보다 더 심한 스트레스

뛰어난 형, 누나 때문에 고통 받는 동생들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방학을 맞아 청소년상담센터에는 형제자매간 비교가 원인이 돼 상담을 신청한 학생들이 많아졌다. 그 중 형제자매간 능력 차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상담의 대다수를 이룬다. 한국청소년상담원 이경숙 상담가는 "다른 이유로 왔다가 상담하는 과정에서 부모에 의한 비교가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꽤 있다"며 "비교당했던 기억은 다른 복합적인 가정 문제와 함께 얽혀 그 즉시 표출되지 않고 잠복해 있다가 사춘기 때 일순간 폭발하는 형태로 나타나곤 한다"고 말했다.

물론, 형제자매간의 비교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형제자매는 한 부모 밑에서 태어난 운명적인 존재지만, 역설적으로 부모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는 관계다. 또한 최근 들어 자녀에 대한 기대치와 욕심이 점점 높아지면서 부모의 기대에 따라주는 자녀와 그렇지 못한 자녀간의 비교가 많아졌고, 그 과정에서 뒤처지는 자녀가 심리적 고통을 겪는 일이 늘어났다. 신철희아동청소년상담센터 신철희 소장은 "출산율의 저하로 자녀를 두 명 이상 낳지 않는 현상이 보편화되면서 자녀가 느끼는 비교의 강도가 높아졌다"며 "예전에 비해 부모가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많아지면서 자녀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것과 동시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실망감도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대다수의 부모가 자신이 자녀를 편애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비교로 인해 아이들이 받는 상처는 예상보다 크다. 코칭 하는 부모 되기 프로젝트를 진행한 김영범 코치는 "비교 당했던 경험은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열등감으로 남아 매사 자신감이 없게 만든다"고 했다. 또한 "서운한 감정이 쌓여 부모와 형제를 이유 없이 미워하고 쉽게 화를 내게 만든다"고 말했다.

비교는 열심히 하려는 의욕마저 앗아간다. TMD교육그룹 오혜정 컨설턴트는 "열심히 해도 부모님으로부터 인정을 못 받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스스로 포기하고 학업과 담을 쌓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물론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녀 중 뛰어난 한 명을 응원하고 비교함으로써 그렇지 못한 자녀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주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교라는 것 자체가 부정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득보다는 해가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형제자매간 능력차이가 있을 경우 굳이 부모가 표현을 하지 않아도 본인 스스로 깨닫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각자의 장점 살려주는 것이 급선무

상일중 3학년 강지현양은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다재 다능한 오빠 때문에 열등의식에 시달렸다. 강양은 "아빠, 엄마가 드러내 편애를 하시진 않았지만 오빠와 나를 두고 평가하는 말 한마디, 오빠를 챙기는 작은 행동 하나조차 비수처럼 마음에 박혔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아노를 만나면서 달라졌다. 피아노를 중1때 본격적으로 배우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강양은 "'오빠보다 잘 하는 것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피아노에 더 매달렸어요. 덕분에 독주회를 열고 대회 상을 휩쓸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지요. 저만의 장점을 발견하면서 더 이상 오빠 때문에 상처받는 일이 없어졌어요"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형제자매간에도 기질과 특성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각자의 특성에 맞게 재능을 살려주는 노력이 급선무라는 것. 이를 위해 평소 대화를 꾸준히 해 자녀가 무엇을 좋아하고 관심이 있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이한녕 팀장은 "단점을 지적하기 보다는 숨겨진 장점이 없는 지부터 살피고 장점을 키워줘 자신감을 살려줘야 한다"고 귀띔했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자세도 필요하다. 오혜정 컨설턴트는 "결과만 놓고, '너는 왜 형·누나보다 못하니'라고 꾸짖기 보다는 자녀가 성취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결과와 상관없이 칭찬해줘야 한다"며 "과정 중에 문제가 있다면 어떤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그 자체만 놓고 지적하라"고 조언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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