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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에 빠진 아이가 답답하기만 하다면....혹시 난 '외눈박이 부모'?

금정지원 | 2011-07-07 | 조회수 : 10125

부모는 옳고 그른 일만 신경
아이는 괜찮고 싫은 것에 집중
아이의 스트레스·열망 인정
관심사에 공감대 형성해야


서울 강남의 중학교 3학년인 지영이는 집에 오자마자 컴퓨터부터 켠다. 자신이 가입한 팬클럽 사이트에 들어가기 위해서다. 오빠들이 나온 동영상은 죄다 다운 받았고 까다로운 랩송도 술술 왼다. 그러나 '오빠부대'로 뛰어다니느라 성적이 신통치 않아 자주 꾸지람을 듣는다.사춘기가 빨라진 만큼 연예인에 열광하는 연령대도 이미 초등학생으로 내려간 지 오래다. 아이가 공부만 하길 바라는 부모입장에서는 답답하기 짝이 없는 노릇. 이를 적절하게 해결할 뾰족한 방법이 없을까.

부모가 먼저 마음 열면 아이는 저절로 달라진다

고등학교 교사인 송모(49)씨는 그룹 빅뱅에 빠진 중2 딸아이와 오랫동안 갈등을 겪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빅뱅 덕분에 딸과 친구가 됐다"고 말한다. 딸이 따르는 것을 인정하고 마음의 문을 연 덕분이다. 그러나 처음엔 연예인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아이를 이해할 수 없었다. 아이 방은 대형 브로마이드, CD, 수건까지 온통 빅뱅으로 가득 찼다. 무료공연이라면 한겨울 영하의 줄서기도 마다하지 않았다."빅뱅을 하도 따르기에 한번은 호기롭게 '콘서트 티켓을 사 주마'라고 했어요. 그런데 티켓 값이 10만원을 훌쩍 넘더군요. 사줄 엄두가 안 나고, 왜 이렇게 비싼 돈을 들여 가수 공연에 가는지 이해도 안 됐어요. 결국 티켓을 안 사줬죠. 아이는 아이대로 '약속하고 왜 사주지 않느냐'며 화를 냈고 그 뒤로 사이가 나빴어요."
 
그러던 어느 날, 송씨는 한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의 강연을 듣게 됐다. 전문의는 "부모들은 '옳은 일인가, 그른 일인가'에만 신경 쓰고, 자녀에게 강요한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싫고 괜찮은 것에 집중한다. 외눈박이 부모에서 벗어나 눈을 하나 더 달고 자녀를 보라"고 조언했다. 송씨는 그날부터 아이를 대하는 태도를 바꿨다.우선 빅뱅 노래를 전부 들어 봤다. 그러곤 "아빠는 이 중에서 '하루하루'가 제일 괜찮다"고 얘기했고 콘서트 티켓값도 쾌척했다. 대신 그 비용만큼 아이에게 일을 시켰다. 교사인 송씨가 수업시간에 쓸 학습자료를 검색하는 등의 단순한 일이지만, 장당 200원씩 줬으니 12만원을 채우려면 엄청난 시간이 걸릴 터였다. 그래도 아이는 군말 없이 그 일을 해냈다. 그 후론 공연이 있으면, 딸이 먼저 와서 일거리를 달라고 했다. 딸과 소통하면서 점점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부모와 사이가 편안해지니 딸은 공부도 열심히 하게 됐다.

자녀에게 진짜 '사랑하는 법' 가르칠 기회로 삼아라

아이를 바꾸고 싶다면 무엇이 아이를 힘들게 하는지를 찾아야 한다. 신 소장은 "급한 마음에 연예인을 따르지 못하게 막으면 결국 아이는 다른 곳으로 튄다"며 "아이의 스트레스 요인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부모가 관심을 갖고 동참하면 대화거리도 생기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해결책이 된다. 신 소장은 "부모자녀 관계를 개선하면 연예인에 대한 집착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된다"고 조언했다.

이를 계기로 부모가 누군가를 따르고 마음에 두는 법을 아이에게 알려줄 수도 있다. 연예인의 집이나 소속사 앞에서 무작정 기다리고, 그들의 옷깃을 잡아 뜯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라고 말이다. 불법 다운로드 받는 대신 돈을 내고 음반을 사주고, 그 연예인이 자주 읽는 시가 있다면 자신도 읽어보는 식으로 바른 방법을 제시해 줄 수 있다. 김붕년 교수는 "이런 과정이 나중에 아이가 성인이 됐을 때 건강한 사랑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며 "진짜 사랑을 가르쳐줄 수 있는 계기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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