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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잘할 때만 예뻐하지 않나요

금정지원 | 2013-01-02 | 조회수 : 12499
조금만 나무라도 울고 토하고 … 야단 알레르기

초등 5학년인 세은(12)이는 자타가 인정하는 우등생. 반장인 데다 교내외 각종 대회에서 상이란 상은 죄다 휩쓴다. 교지 기자로도 맹활약 중이다. 교장 선생님도 "세은이는 우리 학교의 자랑"이라고 늘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 아이가 요새 기가 팍 죽었다. 교회에서 실시하는 '지도자 양성과정'을 듣던 중 가벼운 지적을 들은 것. 그 후 세은은 엄마가 "교회 가야지"라는 말만 해도 표정이 어두워졌고, 끝내 교회에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아무리 달래도 소용이 없다.

세은이처럼 야단맞는 것을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생활 태도에 대해 부모나 교사가 한마디하면 눈에 띄게 의기소침해진다. 펑펑 울거나 장난감을 던지는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하며, 심한 경우 구토를 하는 아이도 있다. 싫은 소리를 좀 들었다 싶으면 공부든 취미활동이든 금세 포기한다. 이른바 '야단 알레르기'다.

아동심리 전문가들은 "부모의 지나친 칭찬이나 부적절한 칭찬 탓에 실패를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힘을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지나친 칭찬은 아이가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구나'라고 잘못 생각하는 결과를 불러온다. 잘했다.똑똑하다.대단하다.재주있다 등 평가 위주의 칭찬도 마찬가지다. 이런 부모에게 길들여지면 아이는 꾸중에 극도로 민감해지고, 칭찬받을 것 같은 일은 하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일은 피하려 하게 된다. 심지어 '내가 잘해야 부모가 날 사랑하는구나'라고 오해하기도 한다. '야단 알레르기'의 예방과 치료 방법을 알아봤다.

#사례 1:장난감 던지는 아이 모범생 역할 벗어나게 … 지나친 칭찬 금물

5세 아들과 4세 딸을 둔 교사 이은선(34)씨. 이씨의 아들은 또래에 비해 무척 의젓하다. 연년생 여동생을 늘 잘 챙겨 동생은 오빠가 잠시만 안 보여도 울면서 찾는다. 주변에서 '우리 애도 너희 아들 같았으면'하고 부러움이 이만저만 아니다. 하지만 이씨에게는 말 못 할 고충이 있다. 평상시는 멀쩡하던 아들이 한번 혼이라도 낼라치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기 때문이다. 아들은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면서 장난감을 던지거나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 자신이 매우 상처받았음을 표시하곤 한다.

▶대응:아이를 다그치거나 울지 말라고 하기보단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 공을 던지거나 북을 두들기게 하는 식이다. 조금 진정되면 안아준다. 아이는 울먹이면서 "다시는 안 그럴게요"라고 잘못을 인정한다.

▶조언:전형적인 '야단 알레르기'다. 일단 장난감을 이용해 스트레스를 풀게 하는 방법은 바람직하다. 주변에서 누구나 부러워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다 보니 아이는 스스로 느끼는 스트레스가 클 것이다. 불과 다섯 살인데 직장 나간 엄마 대신 연년생 동생을 돌보는 것은 버거운 일이다. 아이를 모범생 역할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자. 너무 어른스러운 모습은 못 본 척하고, 대견한 일을 하더라도 과하게 칭찬하지 말자. 혼낼 일이 있을 때는 잘못한 행동 자체에만 초점을 맞춘다.

#사례2:심하면 토하는 아이 여리고 소심 … 꾸지람 감당할 힘 길러 줘야

주부 김혜원(35)씨의 아들 송주(8)는 유치원 다닐 때 월반을 할 만큼 똘똘한 아이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야단맞는 것과 작은 게임에서라도 지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을 해왔다. 네다섯 살 때는 야단맞겠다 싶으면 지레 울다가 토하기를 반복했다. 초등 1학년이 된 지금도 야단맞겠다 싶으면 토하려는 습관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다.

▶대응:김씨는 부모보다 교사와 있을 때, 개인활동보다 단체활동을 할 때 다양한 경험을 해 꾸지람에도 더 익숙해질 거라고 판단해 아들을 어린이 축구단에 가입하게 했다. 축구를 하면서 책망과 격려를 고루 듣는 가운데 아이는 '나도 못하는 게 있을 수 있다' '내가 최선을 다해도 팀이 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됐다.

▶조언:축구를 하면서 심리적.신체적으로 건강해지는 길을 택한 건 좋은 대처였다. 구토는 아이가 의도했다기보다 야단맞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 때 인체가 반응하는 것이다. 따라서 토한다고 나무라기보다 꾸중을 감당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게 좋다. 책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그만큼 아이가 소심하고 여리다는 증거. 양육과정에서 이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얼마나 애썼나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사례3:쉽게 포기하는 아이 지적 능력보다 '노력한 결과' 칭찬해 줘야

초등학교 특기적성강사(논술)인 황미영(36)씨가 가르치는 1학년 학생 A. A는 수학실력이 출중하기로 전교에서 유명한 아이다. 황씨는 그런 A가 독후감 쓰기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을 보고 무심코 "A야, 독후감도 써야지"라고 지적했다. A는 그 후 논술 수업에 나타나지 않았다. 수학강사에게 물어보자 "수학수업에는 잘 나온다"고 했다. A 엄마에게 전화하니 "걔가 원래 좀 그렇다"는 대답뿐.

▶대응:처음에는 타이르려고 애쓰기도 했다. 그러나 워낙 아이 고집이 세 독후감 쓰기는 포기하고 흥미를 보이는 것 위주로 수업을 진행했다.

▶조언:평가 위주, 결과 위주의 칭찬을 집중적으로 들어온 아이에게 흔한 반응이다. 조금만 지적을 당하면 포기해버린다. 단시일 내에 이런 아이를 변화시키긴 쉽지 않다. 이런 아이에게는 '지적능력'보다는 '노력한 결과'에 대해 칭찬을 해준다. 그러면 현재 잘하는 것 외에 다른 일에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조선 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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